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하고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임. 1986년 10월 9일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정식 개막했으며, 극장 안에 숨어 사는 음악가 ‘유령’과 젊은 가수 크리스틴, 라울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랑과 집착, 두려움과 연민을 다룸. 제목에 오페라가 들어가지만 작품의 형식은 뮤지컬이며, 극 중 오페라 공연과 그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서로 맞물리도록 구성되어 있음.
작품의 매력은 익숙한 노래 몇 곡에만 있지 않음. ‘The Music of the Night’, ‘All I Ask of You’, ‘Think of Me’ 등의 노래가 인물의 욕망과 선택을 드러내며, 오페라 극장의 화려한 공간과 지하의 어두운 은신처가 대비를 이룸. 샹들리에와 가면은 관객이 작품을 기억하는 시각적 상징이 되었으며, 음악·무대 장치·의상·조명이 함께 이야기를 전달함.
이러한 무대는 작곡가 한 사람의 작업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 연출가 해럴드 프린스, 작사가 찰스 하트와 추가 작사에 참여한 리처드 스틸고, 안무가 질리언 린, 무대·의상 디자이너 마리아 비외른손 등이 초연의 창작진을 이룸. 1985년 시드먼턴에서 첫 막을 선보인 개발 과정을 거쳐, 마이클 크로퍼드와 사라 브라이트먼 등이 출연한 런던 초연으로 이어짐.
1988년 브로드웨이 진출과 토니상 7개 부문 수상은 런던의 성공을 미국 공연 시장으로 넓히는 계기가 됨. 일본어 공연과 북미 순회공연, 국제 투어가 뒤따르면서 한 작품을 여러 언어와 도시에서 장기간 공연하는 제작 방식이 확산됨. 다만 모든 공연이 완전히 같은 판본은 아니며, 원작의 무대 전통을 이어받은 장기 공연과 새롭게 연출한 투어, 기념 공연, 야외 공연을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음.
한국에서는 2001년 LG아트센터의 첫 한국어 공연이 중요한 전환점이 됨. 약 7개월에 걸친 장기 공연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 대한 관객 수요를 보여주었고, 제작비와 무대 설치, 전용 공연장, 장기 운영을 함께 고려하는 산업적 논의로 이어짐. 2009년과 2023년의 한국어 공연, 그 사이의 내한 공연은 서로 다른 배우와 번역, 공연 환경을 통해 작품을 다시 만나는 기회를 제공함.
장기 공연의 역사에는 중단과 변화도 포함됨.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런던 공연은 극장 시설을 손본 뒤 2021년 7월 재개함. 브로드웨이의 원래 프로덕션은 2023년 4월 16일 13,981회의 정규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는 작품 전체의 공연 종료를 뜻하지 않음. 런던과 여러 지역의 공연은 계속되었으며, 런던에서는 2026년 10월 초연 40주년을 기념함. 이 작품의 역사는 오래 유지된 성공뿐 아니라, 같은 이야기가 새로운 관객과 제작 조건 속에서 어떻게 다시 무대에 오르는지를 보여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