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약속한 문서인가
남북기본합의서는 전문과 4장 25개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음. 화해 분야에서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으며, 불가침 분야에서는 무력 사용을 피하고 분쟁을 대화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세웠음. 교류협력 분야에서는 경제·문화 교류뿐 아니라 이산가족 왕래, 철도와 도로의 연결, 우편·통신 교류까지 폭넓게 다루었음.
왜 ‘특수관계’라고 했나
남북은 1991년 유엔에 각각 가입했지만, 이 합의서에서는 서로의 관계를 일반적인 국가 간 관계와 같다고 보지 않았음. 분단된 상태에서 각자의 제도를 인정하면서도 통일을 지향한다는 두 측면을 함께 담으려 한 것임. 체제 차이를 당장 해소하지 않더라도 공존과 협력의 규칙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접근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합의와 이행은 구분할 필요가 있음
1992년에는 합의서가 발효되고 공동위원회와 연락사무소, 세 분야의 부속합의서가 마련되었음. 그러나 문서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군사적 신뢰와 교류협력이 저절로 정착한 것은 아니었음. 사찰 문제와 군사훈련 등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대화가 중단되면서 이행은 큰 제약을 받았음. 따라서 채택·발효·후속기구 설치와 실제 이행 성과를 서로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음.
비핵화 공동선언과의 관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남북기본합의서와 같은 날 발효했지만 별도로 작성된 문서임. 기본합의서가 남북관계 전반의 원칙을 다루었다면, 비핵화 공동선언은 핵무기와 관련 시설, 검증을 위한 사찰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음. 두 문서를 하나의 합의서로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