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두 회사를 대상으로 소액주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함. 삼성전자에서는 부실 계열사 지원과 경영진 책임을, SK텔레콤에서는 계열사 거래와 경영 투명성을 주요 문제로 제기함. 시민단체가 소액주주의 위임장을 모아 주주총회를 기업 감시의 장으로 활용한 초기 사례로, 이후 국내 주주권 운동의 방법론을 형성한 계기.
한국의 주주행동주의와 기업지배구조 변화
외환위기 전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2026년까지 한국 상장기업에서 소액주주·시민단체·국내외 행동주의 투자자가 이사회 구성, 계열사 거래, 자본 배분과 주주환원에 변화를 요구해 온 흐름. 외국인 투자한도 폐지와 소수주주권 강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 차례의 상법 개정이 기업집단의 지배 관행과 주주권 행사의 조건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함께 다루는 주제.
추가 정보
한국의 주주행동주의는 단순한 배당 확대 요구를 넘어 기업을 누가 통제하고, 이사회가 누구의 이익을 고려하며, 계열사 간 거래와 자기주식을 어떤 기준으로 처리할 것인지 묻는 흐름으로 발전함. 1990년대 후반에는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과 외국계 펀드의 공개 압박이 병존했고, 2010년대 후반부터는 KCGI·얼라인파트너스 같은 국내 운용사와 온라인 주주 플랫폼이 주주제안·의결권 결집·이사 및 감사 선임을 주요 수단으로 활용함.
| 시기 | 주된 행위자·수단 | 핵심 쟁점 |
|---|---|---|
| 1998~2006 | 시민단체·외국계 펀드, 주주총회·지분 매입·이사 선임 | 부당내부거래, 외부 감시, 경영권 방어 |
| 2015~2023 | 글로벌·국내 행동주의 펀드, 가처분·주주제안·의결권 결집 | 합병비율, 이사회 독립성, 특수관계인 거래 |
| 2024~2026 | 정부·국회·기관 및 개인주주 플랫폼 | 기업가치 공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집중투표, 자기주식 소각 |
행동주의의 성과는 캠페인마다 다름. 일부는 독립 감사 선임이나 계약 구조 변경으로 이어졌지만, 일부는 경영권 방어 비용과 단기 환원 압박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음. 따라서 투자자의 국적이나 ‘행동주의’라는 명칭 자체보다 제안이 회사의 장기 가치와 전체 주주의 공평한 이익에 기여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음.
타임라인
17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 개방 조치의 하나로 상장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함. 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의 대규모 지분을 취득하고 주주총회·이사회 구성·자본 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크게 확대됨. 이후 타이거 매니지먼트·소버린·칼 아이칸·엘리엇 등 외국계 투자자의 지배구조 캠페인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
개정 상법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주주의 지분 요건을 발행주식 총수의 5%에서 1%로 낮추는 등 소수주주권의 문턱을 완화함. 주주제안·회계장부 열람·이사 해임 청구 등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법적 수단도 강화됨. 외환위기 과정에서 드러난 재벌의 과도한 차입과 내부거래 문제에 대응해 주주에 의한 기업 감시를 제도화한 변화.
미국계 헤지펀드 타이거 매니지먼트가 SK텔레콤 지분 약 6.6%를 확보하고 계열사와의 거래 축소, 이사회 독립성 강화,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함. SK텔레콤이 일부 요구를 받아들이고 주가가 상승하자 타이거는 지분을 처분해 큰 차익을 실현함. 외국인 투자한도 폐지 뒤 해외 기관투자가가 재벌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아 경제적 성과까지 거둔 초기 사례.
모나코계 투자회사 소버린 자산운용이 SK㈜ 지분 약 1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 뒤, 분식회계와 배임 유죄 판결을 받은 최태원의 이사 퇴진과 이사회 개편을 요구함. SK그룹은 우호지분을 결집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고, 양측의 대립은 2004~2005년 주주총회 표 대결로 이어짐. 행동주의가 개별 거래 개선을 넘어 재벌 총수의 경영권과 책임을 직접 겨냥한 대표적 분쟁인 동시에, 외국계 펀드의 단기 차익을 둘러싼 ‘국부 유출’ 논쟁을 확산한 사례.
칼 아이칸이 이끄는 투자자 연합이 KT&G에 유휴자산 매각, 주주환원 확대, 경영 투명성 개선을 요구하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함. 정기 주주총회 표결에서 연합 측 후보인 워런 리히텐슈타인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외국계 행동주의 투자자가 국내 주요 기업 이사회에 진입함. 회사 분할과 매각 요구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주주제안과 집중적인 의결권 확보가 실제 이사회 구성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
2015년 7월 17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가결함. 삼성물산 지분 약 7%를 보유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합병비율의 불공정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대했으나,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의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됨. 이후 엘리엇·국민연금 관련 소송과 국제중재로 이어진 분쟁의 발단.
국내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 약 9%를 보유했다고 공시하며 2대 주주로 부상함. KCGI는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비핵심자산 매각, 부채 축소와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했고 이후 조원태 회장 측과 이사회 구성 및 경영권을 둘러싼 장기 분쟁을 벌임. 해외 펀드 중심이던 한국의 행동주의가 국내 운용사 주도의 공개 캠페인과 경영권 경쟁으로 확장된 전환점.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의 특수관계인 거래와 낮은 주주환원을 문제 삼고 독립 감사 후보 곽준호를 추천함. 정기 주주총회에서 곽준호가 감사로 선임되면서 소수 지분을 보유한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모아 감시기구 진입에 성공함. 이후 SM이 이수만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는 흐름으로 이어진 출발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상장기업의 자율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공시를 유도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함. 기업이 자본비용과 수익성을 진단하고 중장기 목표, 투자·사업재편, 배당과 자기주식 정책을 시장에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 강제 규제보다는 공시와 시장 평가를 활용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려는 정책으로, 행동주의 투자자의 요구가 개별 캠페인에서 자본시장 정책 의제로 확장됐음을 보여준 조치.
개정 상법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명시하고,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규정함. 합병·분할·계열사 지원처럼 회사와 지배주주의 이해가 소수주주의 이해와 충돌할 수 있는 의사결정에서 이사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강화됨. 2015년 삼성물산 합병 이후 반복된 ‘이사는 누구를 위해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논쟁이 법률 조문에 반영된 변화.
두 번째 개정 상법이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가운데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는 위원의 수를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함. 소수주주가 표를 특정 후보에게 집중해 이사회에 독립적인 인사를 진입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지배주주의 감사위원 선임 영향력을 줄이는 취지. 관련 조항은 공포 1년 뒤인 2026년 9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에스원 캠페인이 진행된 2026년 9월에는 시행 직전 단계.
세 번째 개정 상법이 회사가 새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하고, 보유·처분이 필요한 예외에는 주주총회 승인과 목적 공개를 요구함. 자기주식이 계열사나 우호세력에 넘겨져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관행을 제한하고, 소각을 통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제고를 제도화하려는 조치.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반복적으로 요구해 온 자기주식 소각과 자본 배분 개선이 법적 의무의 영역으로 이동한 변화.
플래시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가 에스원 주주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5개년 사업계획 공개, 최고경영자 선임·보수 체계의 투명성 강화, 초과현금 환원을 요구함. 펀드는 약 2%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에스원이 안정적인 보안사업과 현금흐름에 비해 낮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함. 2025~2026년 상법 개정 뒤 강화된 소수주주 권리가 삼성 계열사의 이사회 독립성과 자본 배분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캠페인의 시작.
온라인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모인 삼성전자 개인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지분 결집에 나섬. 이들은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 임원 성과보상에 대한 주주 통제 강화, 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함. 기관투자가나 사모펀드가 아닌 개인주주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삼성전자 규모의 기업을 상대로 법정 소집요건 달성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행동주의의 참여 기반이 넓어진 사례.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이 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가 보유한 에스원 지분 20.6% 전량을 주당 11만6000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함. 제안 가격은 발표 전 시장가격보다 약 45% 높은 수준이며 총 인수대금은 약 9066억 원으로 제시됨. 삼성 계열사들이 장기간 보유한 상호 지분의 목적과 경제성을 공개적으로 묻고, 지분 매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현실화하라고 압박한 단계.
플래시라이트 캐피털이 에스원 지분 20.6%를 보유한 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에 각 회사의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요구함. 에스원의 주주명부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지분 매각 제안을 받은 다섯 삼성 계열사의 주주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절차임. 계열사 경영진의 판단을 넘어 해당 회사 주주들에게 에스원 지분 보유의 타당성을 묻겠다는 전략으로, 개정 상법 아래 소수주주의 정보 접근권과 재벌 계열사 지분 보유 관행을 함께 시험하는 단계.